
직장인 137명의 컴퓨터 화면을 최대 5주 동안 기록했더니, 하루에 프로그램과 창을 오간 횟수가 1,200번 가까이 됐습니다. 한 번 옮길 때마다 다시 화면에 마음을 붙이는 데 2초 남짓이 들었습니다. 곱하면 일주일에 네 시간에 가깝습니다. 멀티태스킹이 집중을 깎는다는 말은 익숙하지만, 그 값이 어디에서 얼마나 생기는지를 초 단위로 따져 본 적은 드뭅니다.
한눈에 보는 핵심 요약
- 멀티태스킹은 동시에 하는 일이 아니라 빠르게 오가는 일이었습니다.
- 한 번 오갈 때 붙는 시간은 0.5초 안팎으로 측정됐습니다.
- 널리 인용되는 40퍼센트는 논문의 측정값이 아니라 연구자의 추정이었습니다.
- 더 큰 손해는 전환이 끝난 뒤 머릿속에 남는 잔여물 쪽이었습니다.
- 넘어가기 직전 1분 메모가 그 잔여물을 줄였습니다.
멀티태스킹 한 번에 붙는 시간은 0.5초 안팎이었다
이 값을 처음 재 본 연구는 2001년에 나왔습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데이비드 마이어 연구진이 사람들에게 계산 문제를 푸는 규칙과 도형을 분류하는 규칙을 번갈아 적용하게 하고, 그 사이에 사라지는 시간을 쟀습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규칙을 머릿속에서 다시 불러오는 데만 0.5초 안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은 다루는 일이 복잡할수록, 또 익숙하지 않을수록 길어졌습니다.
0.5초는 무시해도 될 것처럼 들립니다. 실제로 연구진도 한 번의 값 자체는 작다고 봤습니다. 문제는 횟수입니다. 하루에 수백 번을 오간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머릿속에 규칙을 담아 두는 자리를 책상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새 일을 펴려면 앞의 서류를 치우고 다른 서류를 꺼내야 합니다. 치우고 꺼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이 0.5초입니다.
널리 인용되는 40퍼센트는 어디에서 온 숫자인가
이 주제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문장이 있습니다. 미국심리학회가 정리한 글에는 작업을 오갈 때 생기는 짧은 정신적 차단이 생산 시간의 40퍼센트까지 잡아먹을 수 있다는 마이어 교수의 말이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2001년 논문과 학회가 낸 당시 보도자료를 되짚어 봤을 때, 40퍼센트라는 측정값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보도자료가 밝힌 수치는 앞서 본 0.5초 안팎이었고, 40퍼센트는 그 결과를 연구자가 실생활에 옮겨 말한 추정에 가깝습니다.
이것은 그 말이 틀렸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40퍼센트는 논문이 측정한 값이 아니므로, 사람마다 일마다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어림값으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사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남의 40퍼센트가 아니라 내 숫자입니다. 하루에 몇 번을 오가는지 세어 2초를 곱하면 그날의 값이 나옵니다. 앞의 137명 조사에서는 그 합이 일주일에 네 시간 가까이, 1년으로는 근무일 다섯 주에 해당했습니다.
멀티태스킹의 진짜 비용은 전환이 끝난 뒤에 남는다
멀티태스킹의 값을 초로만 계산하면 빠지는 항목이 하나 있습니다. 다음 일로 넘어간 뒤에도 앞의 일이 머릿속에 남아 있는 시간입니다. 경영학자 소피 르로이는 2009년 논문에서 이것을 주의 잔여물이라고 불렀습니다.
실험에서 사람들은 끝내지 못한 일에서 마음을 떼지 못했고, 그 상태로 시작한 다음 일의 성적이 떨어졌습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일을 끝냈는지 여부보다 마음이 그 일에서 떨어졌는지가 더 중요했다는 점입니다.
해법도 같은 연구실에서 나왔습니다. 르로이와 글롬은 2018년 논문에서 네 차례 실험을 통해 간단한 방법 하나를 시험했습니다. 하던 일을 멈추기 직전에 1분 정도 시간을 내어, 어디까지 했고 무엇이 남았으며 돌아오면 무엇부터 할지를 적어 두는 것입니다.
이 메모를 한 참가자들은 새로 맡은 일에서 판단의 질이 높았고 읽은 내용을 더 많이 기억했습니다. 앞의 일에 남아 있던 마음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멀티태스킹, 오늘은 이것부터
내일 오전, 하던 일을 멈추고 다른 일로 넘어가기 직전에 60초 동안 세 줄을 적습니다. 어디까지 했는지, 무엇이 남았는지, 돌아오면 무엇부터 할지. 종이든 메모장이든 상관없습니다.
왜 하필 이 행동인가 하면, 앞에서 본 잔여물을 실제로 줄인 개입이 바로 이것이기 때문입니다. 알림을 끄거나 회의를 줄이는 일과 달리 남의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되고, 하루에 두세 번이면 충분합니다.
확인하는 법은 이렇습니다. 2주 동안 하루가 끝날 때 오늘 한 가지 일을 끊기지 않고 붙잡은 가장 긴 시간을 분 단위로 적습니다. 그리고 메모를 한 날 5일과 하지 않은 날 5일의 평균을 비교합니다. 5분만 늘어도 방향은 맞습니다.
근거의 강도는 나눠 봐야 합니다. 1분 메모는 사람을 무작위로 나눈 실험 네 건에서 나온 결과지만 대부분 학생이 실험실에서 한 과제였습니다. 하루 1,200번이라는 숫자는 기업이 자체 프로그램으로 잰 자료여서 학술지 심사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남의 숫자는 참고만 하고, 내일 하루 몇 번을 오가는지부터 세어 보십시오.
함께 읽으면 좋은 글로 딥워크는 시간이 아니라 깊이로 재야 하는 이유와 폰 위치를 바꾸면 달라지는 것과 달라지지 않는 것을 권합니다.
참고 자료
- Multitasking: Switching costs,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2006)
- Is Multitasking More Efficient? 미국심리학회 보도자료, Newswise (2001)
- How Much Time and Energy Do We Waste Toggling Between Applications? Harvard Business Review (2022)
- Task interrupted: A plan for returning helps you move on, University of Washington (2018)
- Tasks Interrupted, Organization Science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