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상 위에 엎어 둔 폰을 가방에 넣고, 다시 다른 방 침대 위에 올려 둡니다. 2017년 미국 텍사스대학교 연구진이 800명 가까운 사람에게 시킨 일이 정확히 이것이었습니다. 폰 위치만 바꾸고 시험을 치르게 했더니 다른 방에 둔 사람들의 점수가 가장 좋았습니다. 이 실험은 뇌를 빼앗긴다는 뜻의 브레인 드레인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퍼졌습니다. 다만 그 뒤에 이어진 이야기는 덜 알려졌습니다.
한눈에 보는 핵심 요약
- 2017년 실험에서 폰을 다른 방에 둔 사람들이 시험 점수가 가장 높았습니다. 폰을 꺼 두어도 결과는 같았습니다.
- 같은 실험을 다시 해 본 연구에서는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 22편을 모은 2023년 메타분석에서 효과는 확인됐지만 크기가 작았습니다. 기억에서만 뚜렷했습니다.
- 2주 동안 휴대폰 인터넷을 막은 실험에서는 더 큰 변화가 나왔습니다. 위치보다 접근이었습니다.
- 오늘 할 일은 폰 위치를 바꾸는 김에 손이 닿는 시간까지 늘리는 것입니다.
폰 위치를 옮긴 실험이 유명해진 이유
2017년 텍사스대학교 애드리언 워드 연구진은 시카고대학교가 펴내는 소비자 연구 학술지에 실험 결과를 실었습니다. 참가자를 세 무리로 나눠 폰을 각각 책상 위에 엎어 두게 하고, 주머니나 가방에 넣게 하고, 아예 다른 방에 두게 했습니다. 모두 무음이었습니다.
그다음 작업 기억과 추론을 재는 시험을 치르게 했습니다. 작업 기억은 머릿속 작업대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지금 다루는 정보를 잠깐 올려 두고 굴리는 공간입니다.
결과는 깔끔했습니다. 다른 방에 둔 무리가 책상 위에 둔 무리보다 뚜렷하게 나았습니다. 폰의 전원을 꺼도, 화면을 엎어 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연구자는 폰이 눈에 띌수록 쓸 수 있는 머리 용량이 줄어든다고 정리했습니다.
여기까지가 널리 인용되는 대목입니다.
22편을 한자리에 모았더니 나온 숫자
이후 같은 실험을 다시 해 보려는 시도가 이어졌습니다. 2022년 학술지 악타 사이콜로지카에 실린 재현 연구에서는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어낸 연구였다는 뜻이 아닙니다. 원래 실험은 그대로 있고, 다시 해 보니 같은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2023년 학술지 비헤이비어럴 사이언시스에 실린 메타분석이 중요합니다. 메타분석은 흩어진 연구를 한자리에 모아 평균을 내는 방법입니다. 연구진은 22편에서 43개의 결과를 모았습니다.
전체 효과는 마이너스 0.14였습니다. 이 숫자는 두 무리의 점수 분포가 거의 겹친다는 뜻입니다. 방향은 폰이 있을 때 성적이 낮은 쪽으로 나왔지만 크기가 작았습니다. 기억을 재는 과제에서는 마이너스 0.23으로 뚜렷했고, 주의력 과제에서는 마이너스 0.07로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보다, 무엇이 더 크게 움직이는지가 남은 질문이었습니다.
폰 위치보다 크게 움직인 것은 따로 있었다
2025년 학술지 PNAS 넥서스에 실린 실험이 그 답에 가깝습니다. 참가자 467명이 앱을 써서 2주 동안 휴대폰의 인터넷을 통째로 막았습니다. 문자와 전화는 그대로 두었으니, 폰을 없앤 것이 아니라 스크롤할 거리를 없앤 셈입니다.
주의를 오래 붙들고 있는 능력이 0.24만큼 좋아졌습니다. 연구진은 이 폭을 나이로 치면 열 살쯤 되돌린 정도라고 표현했습니다. 마음 상태는 0.57, 스스로 매긴 삶의 만족도는 0.46이 좋아졌습니다. 참가자의 91퍼센트가 셋 중 적어도 하나에서 나아졌습니다.
다만 함정이 있습니다. 2주를 약속대로 지킨 사람은 넷 중 하나뿐이었습니다. 설계가 서로 달라 앞의 마이너스 0.14와 이 0.24를 나란히 놓고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방향은 읽힙니다. 폰 위치를 옮기는 것보다, 손이 닿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늘리는 쪽이 크게 움직였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저녁에 할 일은 하나로 좁혀집니다.
폰 위치, 오늘은 이것부터
오늘 저녁 일이나 책을 시작할 때, 폰을 다른 방에 두고 90분 뒤에 가지러 가십시오. 서랍이 아니라 다른 방입니다. 일어나서 걸어가야 하는 거리여야 합니다.
왜 하필 다른 방이냐면, 그 한 번의 배치가 두 가지를 동시에 만들기 때문입니다. 눈에 안 보이게 하는 효과는 메타분석이 보여 준 만큼 작습니다. 그러나 다른 방은 손이 닿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늘립니다. 2주 실험에서 크게 움직인 쪽이 바로 이 대목이었습니다.
확인하는 법은 이렇습니다. 2주 동안 휴대폰 설정의 스크린타임에서 하루에 폰을 집어 든 횟수를 적으십시오. 다른 방에 둔 저녁 7일과 책상에 둔 저녁 7일의 평균을 견주면 됩니다. 폰 위치가 당신에게 얼마나 통하는지는 그 두 숫자에 나옵니다.
근거의 강도는 이렇습니다. 위치 자체의 효과는 22편을 모은 분석에서 작았고 주의력에서는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2주 차단 실험은 무작위로 나눈 실험이라 근거가 단단하지만 끝까지 지킨 사람이 넷 중 하나였습니다. 둘 다 확정이 아니라 방향입니다. 오늘 저녁, 폰을 들고 옆방까지 걸어갔다 오는 것으로 시작하십시오.
이어서 읽을 만한 글로 집중력 높이는 법 서른 가지 중 여섯 개만 남은 이유와 번아웃을 가르는 것은 사용 시간이 아니라 사용 방식이 있습니다.
참고 자료
- The Mere Presence of Your Smartphone Reduces Brain Power, UT Austin News (2017)
- Brain Drain: The Mere Presence of One’s Own Smartphone Reduces Available Cognitive Capacity, Journal of the Association for Consumer Research (2017)
- Reexamining the brain drain effect: A replication of Ward et al. (2017), Acta Psychologica (2022)
- Does the Brain Drain Effect Really Exist? A Meta-Analysis, Behavioral Sciences (2023)
- Blocking mobile internet on smartphones improves sustained attention, mental health, and subjective well-being, PNAS Nexus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