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 전에 오늘 고마웠던 일 세 가지를 적으라는 조언은 십수 년째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2025년 7월, 145편의 논문과 참가자 24,804명을 모은 분석이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실렸습니다. 감사 일기를 비롯한 감사 개입은 실제로 기분을 올렸습니다. 다만 그 크기가 0.19로, 통계에서 작은 편에 드는 값이었습니다. 효과가 있다는 말과 크다는 말은 다르고, 이 차이를 모르고 시작하면 삼 주 만에 공책을 덮게 됩니다.
감사 일기가 조언 목록의 맨 앞에 오게 된 내력
출발점은 2003년 무렵의 실험들입니다. 참가자를 나눠 한쪽은 고마웠던 일을, 다른 쪽은 짜증났던 일이나 그냥 있었던 일을 적게 했더니 앞쪽의 기분과 만족도가 더 높았습니다. 방법이 쉽고 돈이 들지 않아 빠르게 퍼졌습니다.
그 뒤로 자기계발서와 애플리케이션이 이 방법을 옮겨 실었습니다. 커뮤니티에도 삼 주쯤 써 보다 그만뒀다는 글과 확실히 도움이 됐다는 글이 나란히 올라옵니다. 흩어진 후기만 놓고 보면 어느 쪽이 맞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메타분석입니다. 같은 질문을 다룬 연구를 모두 모아 평균을 내고, 결과가 어느 정도로 흩어져 있는지까지 함께 보는 방법입니다. 감사 일기는 연구가 충분히 쌓여 이 작업이 가능해진 주제입니다.
24,804명을 모았을 때 감사 일기에서 나온 값
최혜원과 오이시 시게히로를 비롯한 연구진이 논문 145편, 표본 163개, 효과 크기 727개를 모았습니다. 28개국의 참가자 24,804명분입니다. 고마운 일 세기, 감사를 표현하기, 없었다면 어땠을지 상상하기 같은 여러 방식이 함께 들어갔습니다.
전체 효과는 0.19였습니다. 효과 크기는 두 무리의 차이를 흩어진 정도로 나눈 값인데, 보통 0.2 아래를 작다고 봅니다. 있기는 하지만 크지 않다는 뜻입니다. 무작위로 나눈 연구만 추리면 0.20이었고, 그렇지 않은 연구에서는 0.05로 거의 잡히지 않았습니다.
안을 들여다보면 갈리는 지점이 있습니다. 긍정적인 기분 쪽에서 값이 가장 컸고, 여러 방식을 섞은 개입이 하나만 쓴 개입보다 나았습니다. 원래 고마움을 잘 느끼지 않는 사람일수록 효과가 컸습니다. 이미 잘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남는 여지가 적었던 셈입니다.
나라별 차이도 컸습니다. 홍콩 0.60, 스페인 0.49, 말레이시아 0.43으로 높았고 프랑스와 인도, 일본, 네덜란드, 영국에서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연구진이 살펴본 문화 변수인 개인주의 성향과 국민소득, 종교성 가운데 이 차이를 설명한 것은 없었습니다.
이 숫자를 읽을 때 조심할 것
감사 일기를 두고 작다는 말이 소용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0.19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방법치고는 나쁘지 않은 값입니다. 문제는 이 숫자가 기대와 맞지 않을 때 생깁니다. 삶이 달라진다는 문장을 기대하고 시작하면 3주 만에 그만두게 됩니다.
한계도 함께 봐야 합니다. 영어로 쓰인 논문만 모았고, 문화를 나라 하나로 대신 세웠습니다. 웰빙을 재는 방식도 연구마다 달랐습니다. 한국 자료가 따로 제시되지 않았으므로 우리에게 어느 쪽 값이 나올지는 이 분석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남는 것은 방향입니다. 감사 일기는 효과가 확인된 방법이되 크기가 작고, 원래 잘 안 하던 사람에게서 더 크게 나타나며, 여러 방식을 섞을 때 낫습니다. 근거를 이렇게 크기까지 확인하며 걸러 읽는 순서는 집중력을 올린다는 방법 서른 가지를 걸러낸 글에서도 같았습니다.
오늘 저녁, 공책 말고 한 사람에게
오늘 저녁에 공책에 세 가지를 적는 대신, 최근에 나를 도운 사람 한 명에게 무엇이 고마웠는지 한 문장으로 보냅니다. 길 필요는 없습니다. 무엇을 해 줬고 그것이 나에게 어땠는지, 두 마디면 됩니다.
왜 표현하는 쪽이냐면, 이번 분석에서 여러 방식을 섞은 개입이 하나만 쓴 개입보다 값이 컸고, 혼자 적는 방식만으로는 얻는 폭이 좁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보낸 문장은 상대에게서 답이 돌아오므로 다음 날에도 남습니다.
확인하는 법은 이렇습니다. 4주 동안 주 2회만 이렇게 보내고, 매주 일요일 저녁에 지난 한 주의 기분을 0에서 10점으로 매겨 적습니다. 4주가 지나면 앞의 2주와 뒤의 2주 평균을 견주어 봅니다. 차이가 1점 아래라면 나에게는 이 방법의 몫이 작은 것이므로 다른 데를 봐야 합니다.
근거의 강도를 밝혀 두겠습니다. 이번 분석은 무작위 실험을 포함해 145편을 모은 것이라 근거로는 강한 편이지만, 효과 크기 자체가 작고 나라 사이 편차가 컸습니다. 사람을 만난 뒤의 기분이 언제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사람을 만난 뒤의 피로를 다룬 글에 적었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공책을 펴지 말고 한 사람에게 한 문장을 보내 보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
- A meta-analysis of the effectiveness of gratitude interventions on well-being across cultures, PNAS (2025)
- Gratitude interventions across cultures, PubMed Central 전문 (2025)
- The effects of gratitude intervention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2023)
- The Effect of Expressed Gratitude Interventions on Psychological Wellbeing (2023)
- Choi et al., 원문 사본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