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생각이 잦은 것은 집중력이 약해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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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iN에는 이런 글이 올라옵니다. 잡생각 때문에 15분도 앉아 있지 못한다는 사람, 저도 모르게 다른 생각이 나서 10분 이상 집중할 수 없다는 사람, 그리고 제목에 병일까요라고 적어 둔 사람입니다. 그런데 성인 2,250명의 하루를 25만 번 끊어 물어본 연구를 보면, 딴생각은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기본 상태였습니다.

한눈에 보는 핵심 요약

  • 깨어 있는 시간의 46.9퍼센트에서 사람들은 지금 하는 일이 아닌 것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 어떤 활동을 하고 있든 그 비율이 30퍼센트 아래로 내려간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 즉 주의가 새는 것은 예외가 아니라 기본값에 가깝습니다.
  • 기억 용량이 클수록 주의가 더 샌다는 유명한 결과는 재현되지 않았습니다.
  • 없애려 하기보다 어디로 가는지 재는 편이 손댈 수 있는 방법입니다.

스스로를 병이라고 부르는 사람들

커뮤니티 글에서 눈에 띄는 것은 증상보다 표현입니다. 집중력이 너무 부족하다며 심각하다고 쓰고, 병이냐고 묻고, 의지가 약한 것 같다고 자책합니다. 잡생각이 물밀듯이 밀려온다는 표현도 자주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비교 대상이 빠져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얼마나 붙들고 있는지를 모른 채 자기 숫자만 놓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 비교 대상을 실제로 잰 연구가 있습니다.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은 원래 다른 데 있었다

2010년 사이언스에 실린 하버드 연구는 방법이 특이했습니다. 성인 2,250명의 휴대폰에 앱을 깔고 하루 중 아무 때나 불쑥 물었습니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지금 하는 일이 아닌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는지, 기분은 어떤지를 묻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렇게 모은 응답이 약 25만 건입니다.

결과는 이랬습니다. 응답의 46.9퍼센트에서 사람들은 지금 하는 일이 아닌 것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활동별로 나눠 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떤 활동에서든 그 비율이 30퍼센트 아래로 내려가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 숫자를 자기 이야기에 대보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한 시간 앉아 있는 동안 스무 번쯤 생각이 새어 나갔다면 그것은 고장이 아니라 평균에 가깝습니다. 15분도 못 버틴다는 자책은 남들이 45분씩 붙들고 있다는 가정 위에 서 있는데, 그 가정부터 사실이 아닙니다.

덧붙일 것이 있습니다. 같은 연구는 시간 차를 두고 분석했을 때 주의가 새는 쪽이 기분이 가라앉는 쪽에 앞섰다고 보고했습니다. 기분이 나빠서 딴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순서가 반대였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자책은 문제를 키우는 방향입니다.

딴생각이 많은 사람이 머리가 좋다는 말

여기서 반대쪽으로 너무 나간 이야기도 정리해 두겠습니다. 2012년에 작업 기억 용량이 큰 사람일수록 쉬운 과제를 할 때 주의가 더 자주 샌다는 결과가 나왔고, 이것이 딴생각이 잦은 사람은 머리가 좋다는 말로 퍼졌습니다.

2019년에 같은 절차를 미리 등록하고 그대로 반복한 연구가 나왔습니다. 참가자 315명을 대상으로 했는데 원래 결과가 재현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방향이 반대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었습니다.

그러니 이 부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딴생각이 잦다고 해서 집중력이 약한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머리가 좋다는 뜻도 아닙니다. 남는 사실은 하나입니다. 주의가 새는 것 자체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멍때리기의 근거를 다룬 글에서 본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쪽은 일부러 쉬는 것이고, 이쪽은 붙들려던 중에 새는 것입니다.

 

딴생각, 오늘은 이것부터

내일 일할 때 알람을 90분 뒤에 하나 맞추고, 울리는 순간 딴생각 중이었는지 동그라미와 가위표로만 적습니다. 그리고 동그라미였다면 어디로 갔는지 한 단어만 덧붙입니다. 주말, 상사, 저녁 메뉴처럼 짧게 쓰면 됩니다.

왜 하필 이 방식이냐면, 위 연구가 쓴 방법이 정확히 이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루를 되돌아보며 평가하면 기억이 왜곡되지만, 불쑥 물어 그 순간을 적으면 왜곡이 줄어듭니다. 연구가 쓴 도구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셈입니다.

확인하는 법은 이렇습니다. 2주 동안 하루 한 번씩만 적고, 마지막에 동그라미 비율을 계산해 46.9퍼센트와 견주어 봅니다. 그 아래라면 남들보다 덜 새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단어들을 모아 놓고 같은 단어가 몇 번 나왔는지 셉니다. 반복해서 나오는 그 하나가 지금 실제로 처리해야 할 일입니다.

근거의 강도는 이렇습니다. 46.9퍼센트는 실험이 아니라 대규모 관찰 자료이고, 참가자 다수가 미국인이라 우리 상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적어 보면 줄어든다는 부분은 이 연구가 시험한 내용이 아닙니다. 그래도 하루 한 번 두 글자라면 잃을 것이 없습니다. 한 가지만 덧붙이면, 일상에 지장이 오래 이어지고 실수가 늘어난다면 이 글의 범위를 넘어서니 전문가를 만나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일을 자주 오갈수록 새는 양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는 멀티태스킹 비용을 계산한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내일은 붙잡으려 애쓰지 말고, 알람 한 번에 두 글자만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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